끄적거리기

파 꽃

oloo 2010. 1. 20. 14:17

파 꽃


- 이해인

뿌리에서 피워올린
소망의 씨앗들을
엷은 베일로 가리고 피었네

한 자루의 초처럼 똑바로 서서
질긴 어둠을 고독으로 밝히는 꽃
향기 조차 감추고
수수하게 살고싶어

줄기마다 얼비치는
초록의 봉헌 기도
매운 눈물을 안으로만 싸매두고
스스로 깨어사는 조용한 꽃.

* 마치당신을 닮은 꽃이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