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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미스 김남과여 2011. 8. 12. 17:13
내가 아는 미스 김은
질펀한 골목에 널어놓은 흰 빨래처럼
구로동 낮은 하늘 들꽃으로 흔들리다
지금은 영등포에서
밤마다 젖가슴에 번호표를 달고 사는
부르기도 서러운 30번
영등포역 철길 위로 기차가 떠날 때 마다
고향이 그립다던 미스 김
집에는 언제 가겠냐고 누가 물으면
까짓거, 빈혈나는 세상, 술이나 따르며 살겠노라고목소리 적시며 퇴근하던 새벽
불빛 걸린 문을 열고 나서도
마지막 단추마저단단히 잠긴 거리에
아침이 오는 줄도 모르며
지붕 근처로 내리는 새벽 첫눈과 함께
깊은 잠 속으로 침몰하던 미스 김
네가 따르던 술잔으로 달이 뜨면
고향 가는 길이 훤히 보이고
그때마다 한잔씩 지워버리는
눈물 많은 가시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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