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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내려와서
아파트촌 벤치에 앉아
한 조각 남아있는 육포안주로
맥주 한 병을 마시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아 행복하다~나도 모르겠다.
불행중 다행인지
행복감은 늘 기습적으로
밑도 끝도 없이 와서그 순간은
우주를 온통 한 깃털로
피어나게 하면서그 순간은
시간의 궁핍을 치유하는 것이다시간의 기나긴 고통을
잡다한 욕망이 낳은
괴로움들을
완화하는 건
어떤 순간인데그 순간속에는
요컨대 시간이 없다.-정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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