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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록
홍신선
지나가거라, 나는 여기 아프지 않게 주저앉아 남으려 하느니
다만 늙고 병들었을 뿐이니
지나가거라 남은 시간들은
퇴역한 무용수처럼 한 벌씩 목숨 벗어던지며 자진하리니
아직도 손으로 더듬더듬 짚어가면 삭이지 못한
살피죽 밑 멍울선 죄들 만져지느니
지나가거라
언제 나를 던져 피투성이로 너인들 껴안고 뒹굴었느냐
폭발한 적 있느냐
안전선 뒤에 남 먼저 뒷걸음질로 물러서지 않았느냐*
그렇다 잘 가거라
살아서 더는 만날 수 없는 마음의 덧없음에 살 떨릴 뿐
오, 말 탄 자
그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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