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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가 하늘에서 보내온 편지.강세들... 2013. 1. 11. 14:32
치치가 보내온 편지.
엄마,아빠, 언니 루니에게...
저는 알고있어요
엄마 아빠가 저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잘 해주시고 가족처럼 대해주신건지를...11년이란 세월이 저에겐 정말 긴 일생이었어요.
제일 먼저 엄마 아빠를 만나고나서 전 행복이 느껴졌어요별로 귀엽지도 이쁘지도 않았고 털도 많이 빠지고 애교도 없는 저를
온통 예뻐해주시고 사랑을 주셨다는 것을...엄마 아빠를 따라서 전국 방방곡곡 같이 여행도 다니고 산책도 하고
맛난 것도 같이 먹을 수 있어 너무너무 행복했답니다.제가 왜 아빠를 정말 좋아하는지 아세요?
아빠랑 같이 있으면 그냥 행복하고 좋았거든요
아빠의 목소리, 숨결, 냄새만 맡아도 정말 좋았어요
엄마몰래 맛난 삼겹살도 주시고 과자도 주시고 아빠는 저랑 통하는 게
많았지요.아빠 차를 같이 타고가면 전 이 세상에서 젤로 행복한 개가 되었답니다.
저는 아빠가 어디있는지 언제 오시는지 본능적으로 다 알고있어요자면서도 아빠곁에 있으면 잠도 잘오거든요.
엄마도 절 자주 업어주시고 목욕도 시켜주시고 미용도 직접 해주시느라
고생많았지요? 저도 알아요.아무데나 똥오줌을 싸고 성격도 무뚝뚝한 저를 혼내기도 많이 하셨지만
그런건 다 저를 사랑해서 그러신거란걸...
저를 위해 손수 뜨개질해서 입혀준 옷이 너무 포근하고 좋았답니다.첫 생리때 누구보다 신경써주시고 축하도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언니에게도 정말 감사해요.
방황하던 나를 잡아주고 예뻐해주고 잠도 재워주고
이쁜 옷도 사서 입혀주고 ...
못난이를 사진에 담아서 보여주고...
언니 이불은 늘 포근했거든요.
마지막 가는 날 보고 눈물도 많이 흘리게 해서 미안해요.
동생 루니가 오고나서는 우리끼리 잘 놀고 걱정도 하고 도움도 주고해서
정이 많이 들었네요.루니가 병에 걸려서 늘 켁켁거리는게 안스럽기도 하지만 한순간엔 짜증도
났어요. 동생 루니가 나보다 어린데 먼저 엄마아빠와 이별하는게 아닌가
걱정도 했거든요.
그래도 루니가 씩씩하고 대견스럽게 견뎌내는걸 보고 저도 감동했어요
루니야 누나 몫까지 더 살면서 엄마 아빠랑 행복하게 지내거라...이렇게 갑자기 엄마아빠와 이별을 하게되어 많이 놀라셨지요?
저도 나이가 70에 가까와오니 예전같지 않은걸 느껴왔어요.
겉으로 말을 못해도 나 혼자 안고가려고 고민도 했어요.이제 엄마아빠와 이별을 정말 해야하나봐요.
마지막 10일간 저를 살려보려고 응급실에서 그렇게도 절 위해 기도하고
걱정해주신거 잘 알고 있어요.저도 마지막 숨을 거두기전 편안히 잠이 들어서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작별했답니다.이 세상에 엄마 아빠를 만나서 행복한 11년을 보낸게 너무 자랑스럽고
후회없어요.늘 저를 잊지마시고 생각해주세요.
저도 영원토록 엄마 아빠를 사랑하고 기억하고 있을게요.
저를 키워주시고 예뻐해주셔 고맙습니다.
울지 마시고 저를 보내주세요...사랑해요~ 엄마 아빠 언니,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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