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도 오리지날 하녀내가 본 영화이야기 2010. 9. 2. 22:50
김기영 감독의 1960년대 오리지날 하녀 (흑백영화)를
2008년도 디지탈 복원한 영화를 감상했다.
물론 2010년 전도연 주연의 하녀도 봤지만
노출 외에 그렇다할 내용은 없었다.
1960년대 당시 센세이셔날한 반향을 일으킨 문제의 화제작
하녀...
주연 김진규(주인공 동식), 이응심(하녀), 주증녀(동식처), 엄앵란(여공), 안성기(동식의 8살 남자아이)
[맥스무비의 영화평]
탄생 50주년 <하녀>는 대한민국 영화계의 화두가 되다!
1960년 개봉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그 해 22만 관객 동원으로 최고 흥행작이 된 <하녀>는 故 김기영 감독 작품들의 모태와도 같은 작품이다. 시골에서 상경한 여성노동자, 중산층 대열에 합류하고픈 가장 등 근대화가 진행 중인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는 캐릭터들, 복층 구조의 현대식 가옥 내부에서 벌어지는 밀실 공포라는 독특한 공간적 설정, 보는 이의 신경을 자극하는 극적 서스펜스 구조 등은 영화를 차별화된, 보다 세련된 작품으로 올려놓는 데에 일조했다. 이후 <화녀>, <화녀82>, <충녀>, <육식동물> 등 리메이크를 거듭하면서도 1960년 <하녀>에서 보여준 시대를 뛰어넘는 작가적인 성찰과 표현은 진화와 함께 맥을 이어갔다.
1990년대 말부터 故 김기영 감독의 영화들은 ‘재발견’이라 일컬어지며 세계 영화계를 놀래키기 시작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하녀>는 그의 대표작답게 프랑스 최고권위지 ‘카이에 뒤 시네마’의 편집장 장 미셸 프로동, <분노의 주먹>, <디파티드> 등을 만든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 등의 찬사를 받으며 매니아의 영화에서 세계 영화팬들의 영화로 격상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2010년 현재, 대한민국의 영화계는 다시 한번 50년의 시간을 지나오며 거대한 걸작의 표본이 된 <하녀>의 예술성과 존재감에 압도되고 있다. 임상수 감독이 리메이크를 결심하고 전도연이라는 최고의 배우가 주연을 맡은 2010년 리메이크 <하녀>가 등장한 것처럼 동시대 국내외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배우 그리고 관객조차 50년 전 이 기이한 영화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마틴 스콜세지가 이끄는 세계영화재단(WCF)의 첫 번째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 <하녀>, 깨끗한 화면으로 완벽하게 되살아나다!
해외의 고전영화들이 일찌감치 보존 가치를 인정받으며 안정적으로 보관되어 오는것에 비해 국내 영화계는 뒤늦게 고전영화의 보존과 복원을 화두로 삼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미국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자신이 운영하는 세계영화재단(WCF,World Cinema Foundation)을 통해 김기영 감독의 1960년작 <하녀>를 첫 번째 디지털 프로젝트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디지털 복원 지원사업이 제3세계 영화에만 국한된다는 세계영화재단의 기본방침과 다른 것으로, 당시 스콜세지는 ‘<하녀>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으로 이 영화의 지원을 결정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당시 <하녀>의 필름 상태는 불안정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프린트를 합쳐놓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기본이 된 오리지널 네거티브 필름은 1982년 5권과 8권, 두 개의 릴이 사라진 상태로 발견되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1990년 영어자막이 들어간 또 다른 프린트를 찾아내 소실된 두 릴을 채워 일단 하나의 <하녀> 프린트로 완성됐다. 하지만 영문자막은 손으로 휘갈겨 쓴 것이었고, 어떤 장면에서는 자막이 화면의 1/3 이상을 차지해 몰입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먼지와 티끌, 스크래치를 제거하는 것 외에도 자막제거작업은 유례가 없었기 때문에 힘든 작업이었다. 그럼에도 한국영상자료원은 자막복원솔루션 ‘MJW1.0’을 개발, <하녀>의 자막을 말끔히 제거하고 자욱이 남거나 윤곽선이 깨지는 부작용까지도 없앨 수 있었다. 이처럼 정상적인 상영이 불가능했던 <하녀>는 그 가치를 알아본 스콜세지 감독의 지원과 한국영상자료원의 협조로 깨끗하고 안정적인 화면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다.
서스펜스 넘치는 공간, 도발적인 캐릭터, 사회풍자적 시선
모든 것은 김기영 감독의 천재성으로 완성된다!
“<하녀>시리즈에 시골 출신의 젊은 여자들이 나오는 건 60, 70년대 당시 한국에서 아주 흔한 모습이었기 때문이거든. 근대화 정책으로 여자들이 농촌을 버리고 도시로 와서 버스 안내양이나 하녀로 일했지. 당시에는 곧잘 가정부가 있는 중산층 집안에서 치정사건도 일어나곤 했기 때문에 그들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어.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주로 중산층 가정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만든 거야. 명보극장 사장에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했고.” - 故 김기영 감독
근대화를 시작한 1960년의 한국에서 여공, 하녀, 맞벌이 주부, 생계형 예술가로 대표된 <하녀>의 영화 속 캐릭터들은 새로 지어진 2층집이라는 공간 속에서 충돌하고 공생하게 된다. 김기영 감독은 이 한정된 공간 속에서 결코 어우러질 수 없는 반목을 통해 이들의 도발과 파격, 갈등을 서스펜스라는 영화적 장르로 표현하며 근대화 시기의 과도기적 성향, 즉 중산층으로의 열망, 여성의 신분상승 욕망, 좌절 등 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영화를 가득 채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미장센은 전적으로 이 천재 감독의 예술적 취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의학도였지만 어려서부터 미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는 ‘세상의 축소판’이란 생각으로 영화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2층집 세트를 만들었고, 직접 가구와 소품까지 제작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조명에도 관심을 기울여 현재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될 기괴함을 창조해냈는데, 당시의 조명기법에 대해 결코 입을 여는 경우는 없었다. 창조과정에 대한 과묵함, 그리고 시대를 앞선 세련된 연출력은 그 신화성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소가 되어 이제 마틴 스콜세지, 박찬욱, 봉준호, 임상수 등 현존하는 국내외 최고 감독들과 평론가들은 그를 천재감독으로 부르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 원작 <하녀>의 재개봉은 그런 故김기영 감독의 거대한 재능을 일반 관객들이 확인하고 되새기는 중요한 계기가 될것이다.
김진규, 주증녀, 이은심, 엄앵란, 안성기..
파격적인 연기에 도전한 당대 최고배우들을 만나라!
<하녀> 속 캐릭터들은 도덕성보다 개인의 욕망에 초점이 맞춰진, 당시로선 파격적인 성향의 인물들이 주를 이뤘다. 이에 투입된 것이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던 김진규, 주증녀, 그리고 신예 이은심이다. 김진규는 한국영화사에 손꼽히는 걸작 <오발탄>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에 출연한 당대 최고배우로, <하녀>에서는 하룻밤 외도로 삶을 송두리째 저당 잡히는 남자의 억울함, 그리고 자신의 가정을 중산층으로 격상시키려는 집요한 욕망까지 복합적으로 담아내는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의 핵심인 ‘하녀’ 역의 이은심은 악녀의 잔인한 본성과 욕망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파격적인 연기로 <하녀>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을 내놓지 못했을 정도.
이 밖에도 400여 편 이상의 작품에 출연한 한국 대표 여배우 중 한 사람인 주증녀가 ‘동식 부인’ 역으로 등장해 한국고전여인상의 표본을 보여주며, 신성일과 세기의 결혼식을 올려 이목을 집중시킨 인기 여배우 엄앵란도 출연해 맹랑한 젊음을 연기한다. 특히 지금은 국민배우로 존경 받는 안성기의 8살 아역배우시절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하녀>가 주는 즐거움 중 하나다.다리가 불편한 장녀와 꼬마남자 그리고 후덕한 부인까지 둔 피아노 선생 김진규의 가정
영화 도입부는 김진규가 아내에게 신문에 난 기사를 보여주며 전개된다.
신문에 하녀와 주인간에 불륜을 이야기하면서...
약간 그로데스크한 타이틀
여공들을 대상으로 피아노 강습을 하는 김진규
김진규를 남몰래 짝사랑하던 엄앵란과 그의 친구 여공
엄앵란의 연애편지를 대신 쓴 죄로 공장에서 해고되는 친구
집이 좁아 새집을 짓고 4식구가 단란하게 살고 있지만...
엄앵란은 김진규에게 접근하려고 일부러 피아노를 배우겠다고 집을 방문한다.
드디어 피아노 교습을 핑계로 김진규와 단둘이 남게되면서....
큰 이층 새집으로 이사오지만 아내가 임신한 상태로 힘에 겨워한다.
엄앵란에게 하녀를 구해달라 부탁을 하는 김진규. 이에 자기 여공친구인 좀 불량한 (담배피는) 하녀를 소개하게 된다.
후반부를 암시하는 장면 - 김진규가 찬장에 둔 쥐약을 아이들에게 조심하라고 당부.
아내가 아파 병상에 눕자 손수 가족들에게 라이스카레를 만들어 먹는다.
엄앵란의 소개로 하녀 (이은심)이 집에 오게된다.
하녀는 찬장에서 쥐약을 발견하는데 ..... (나중에 끔찍한 일을 암시)
겁도 없이 부엌에서 쥐를 잡아죽이는 하녀. (악녀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자기 친구인 엄앵란과 김진규의 피아노 교습에 부러워하는 하녀.
쥐약을 탄 밥을 먹고 죽은 쥐 장면.... (살인을 암시)
하녀가 담배를 즐기는 걸 안 김진규는 손수 하녀에게 담배불을 붙여준다.
하녀는 주인인 김진규를 유혹하기 시작하는데...
와이프가 임신상태에서 무리한 재봉틀 작업으로 인하여 다시 쓰러진다.
그러던 중 연애편지건으로 공장해고된 여공 (엄앵란 친구)가 병으로 죽게 되어 김진규는 자책감을 느낀다.
적당한 기회에 엄앵란은 김진규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지만...
김진규에게 매몰차게 거절당하고 뺨만 얻어맞게 된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주인을 유혹하는 하녀 ....
마침 아내와 아이들이 친정으로 장기 출타한 기간에 하녀와 김진규는 동침을 어거지로 하게되고...
마누라 없는 틈을 타서 하녀가 비오는 날 주인을 꼬득여서 거사(?)를 치루게된다.
하루밤 만리장성을 쌓고 하녀가 태도가 확 바뀌어 김진규에게 여보라고 부르며 첩 행세를 당당히 하게 된다.
김진규는 본의 아니게 동침한 것을 후회하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기에 괴로워한다.
드디어 그날 거사로 인해 하녀는 김진규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보너스 장면으로 당시 고가인 브라운관 흑백TV를 집에 들여놓는 장면....
자책감에 괴로워하던 김진규는 어쩔 수 없이 아내에게 하녀와의 간통을 털어놓는다.
아내는 남편과 하녀의 간통에 괴로워하다 남편대신 해결에 나서기로 하여 하녀를 설득하지만...
하녀가 말을 듣지 않게 되어 결국 하녀를 이층에서 떨어져 낙태를 하게 만든다.
추락으로 낙태를 하게되고 몸조리 하던 중 더욱 더 김진규에게 매달리는 하녀...
결국 주인마님을 하녀로 부려먹는 역반하장의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말이야... 수발을 들게 한다.
본 부인이 드디어 사내아이를 출산하지만 이를 시기한 하녀가 아이마저 집어 던지려하는 난동이 벌어진다.
김진규와 주인마님의 자신에 대한 무시와 배반에 복수의 칼을 갈던 하녀는 주인집 아들에게 쥐약을 탄
물을 먹이게 되고...( 저 꼬마가 안성기의 아역 시절이라니...)
결국 막내아들 (안성기)는 쥐약을 먹고 죽게된다.
주인집 아들 살해이후 더욱 대범해지는 하녀는 주인부부가 자는 방에 와서 당당히 김진규를 자기방에서 동침하라고
강요하게 되고...
매일밤 자기 대신 하녀의 방에가서 잠을 자는 남편이 미워서 결국 아내는 하녀의 국에 쥐약을 타게 되는데...
이를 눈치 챈 하녀가 사전에 쥐약대신에 사탕물을 담아 바꿔치기해 놓은 덕에 주인마님의 살해의도가 들통난다.
쥐약을 숨겨놓은 하녀 몰래 주인집 큰딸이 쥐약을 몰래 훔치려다 들키게 되고...
하녀는 그집 딸 마저 억지로 밥을 먹이면서 괴롭히게 되고
우연히 다시 방문한 친구 엄앵란 앞에서 보란듯이 김진규에게 첩 행세를 하게 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김진규를 자기 친구 엄앵란도 좋아함을 알고는 그를 죽이려 식칼을 들고서...
이를 본 김진규가 하녀의 식칼을 빼앗으려 몸싸움을 하다가..
엄앵란은 칼에 찔리게 된다.
분을 참지 못한 김진규는 하녀를 목 졸라 죽이려 하지만 명이 긴 하녀는 죽지도 않고...
계속해서 주인 김진규를 남편인 양 애정행각을 벌이게 된다.
영화가 후반부로 치달으며 결국 하녀와 김진규는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가정 파탄에 책임을 지고서
둘이 쥐약을 원샷하게 된다.
하녀는 죽어가면서도 김진규에게 하늘나라에서도 부부로 살아가자며 애원을 한다.
죽음을 앞두고 맛있게 담배도 한 대 빨아대는 하녀....와 괴로워하는 김진규.
김진규가 쥐약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마지막 죽음은 사랑하는 아내곁에서 죽겠다고 아내의 곁으로 가려하지만
하녀가 바지가랑이를 잡고 놓지 않는다.
재봉틍하다 지쳐 잠든 아내 옆에서 드디어 마지막 죽음을 맞이하는 김진규...
한 여자(하녀)가 집에 들어오면서 단란했던 가정이 파탄이 나게 되는데...
마지막 반전.... 첫 장면의 신문보던 부부의 장면이 엔딩으로 나오면서
지금까지의 후회스러운 내용들이 모두 다 신문에 난 기사였다고 하면서
김진규가 관객들에게 남자들이 늙어갈수록 젊은 여자들을 조심하라고 메세지를 던지면서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된다. (어휴 약간의 허무감...그리고 안도감이 동시에...)
'내가 본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Experiment 2010 리메이크 작. (0) 2010.09.25 존시스 - 내 인생이 가상의 삶이라면? (0) 2010.09.20 검은번개 Chernaya Molniya 러시아 영화 Theme Song (0) 2010.08.07 저녁의 게임 (0) 2010.05.19 원스 엔딩 (0) 2010.05.05